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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잡담\여행

배고픈 소크라테스

배부른 돼지 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배부르고 등 따시면 그게 땡이지..

배부른 돼지가 이겼다. 아니다..

아예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더 낫지 않을까?

 

아마도 원래 말 하고자 하는 바는

부족해도 인간으로 사는 것이

만족하는 동물의 삶 보다

낫지 않겠냐는 의미이지 싶다.

 

경기도청 앞 생각하는 돼지(kurapa.com 펌)

 

'배부르면 돼지가 되고

배고프면 소크라테스가 된다.'

오늘은 유독 배고픔에 치중해

읽히는 이유는 뭘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나를 떠 올려본다.

집에 오는 길에

이미 집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찾는다.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나와

배를 채우기 시작한다.

얼마나 빨리 먹는지

첫 술이 위에 닿기도 전에

이미 한 그릇이 뚝딱이다.

포만감을 느낄 겨를이 없어

신호가 오기 전까지 계속 먹는다.

아마도 음식을 빨리 먹는 것이

안 좋은 이유 중 하나.

빈 그릇을 싱크에 가져다 놓으며

찬장을 휙 뒤져

과자를 한 줌 쥐어

소파로 걸어가며 주섬주섬.

잠시 앉아 핸드폰을 쳐다보면

만족감이 밀려온다.

나는 이제 돼지가 되었다.

 

배고픔이란 배부름으로 가기 위한

행동의 동기가 된다.

부족함은 더 갖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는 동기가 되고.

그 욕망은 더 갖기 위해

방법을 찾는 생각의 원천이 된다.

 

밥을 잔뜩 먹기 전까진

밥을 찾아 움직이고 방법을 찾는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내가

만족이란 결과에 다다르고 나니

생각없는 배부른 돼지가 되었다.

 

이제는 포만감에 취해

유튜브가 떠 먹여주는 영상을 죽은 듯이

앉아 받아 먹는다. 

 

스티브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배고프게 있어라,

(생각이)부족하게 있어라.

 

"그러면 배부름과 앎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컵에 물이 다 차면 물을 더 담을 수 없어

물을 담기 위한 컵으로서의

역할을 더는 할 수 없다.

물을 비워 컵이 컵이 될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나는 이제 소크라테스, 아니 사람이 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