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일상\잡담\여행

$5 짜리 한글시험

오늘은 일요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눈비비고 일어나 아이들이 처음 내뱉는 말은
"아빠 , Can we play games?"

아직 잠이 묻어있는 얼굴로 본능 처럼 컴퓨터로 향하는 아이들..아침을 하는 동안 잠깐 자유를 만끽한다. 그리곤 아침 식사 집합으로 테이블에 와서도 눈이 컴퓨터에 잡혀 있어 항상 밥 먹다 말고 컴퓨터를 끄러 가야 하는 녀석들..

지난 금요일을 끝으로 학교가 방학을 했다. 홈스쿨을 해 온 지난 몇 달 간이 이미 방학으로 느껴진 우리에게는 앞으로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초가 되기까지 두 달 여의 기간은 또 다시 애들과의 전쟁이 될 것이다. 애들 엄마 고생길 열렸네...
아이들과는 달리 나의 생활은 지난 월요일 정상으로 돌아갔다. 4일간의 현장 출장과 금요일 풀타임 근무로 일주일 내내 근무를 했다. 다시 일하는 데에 적응을 하느라 한 주 동안 긴장이 빠짝 들어 갔다.

조금씩 한글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 내가 더 분발해서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과 하기 싫어 하는 아이들 사이에 힘 겨루기를 매 번 해야 한다.
아빠가 집에 없을 때 과제를 하고, 돌아오면 시험을 봐서 상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코로나 이후 쭉 집에 있다 보니 추진을 못 했었다. 이번에 출장을 다녀 온 후 용돈 벌이 해줄 겸 시험을 내주었다.

간단한 주관식 문제로 시험을 본다.시험도 범위도 다 내 마음대로 ㅎ
첫째는 한국어로 기초 대화를 하고 있다. 꾸준히 하면 금방 늘 것 같은데 쉽지 않다. 세 문제를 전부 맞춰 5불 용돈지급.

둘째는 아직 영어도 읽고 쓰는 게 서툴어 한글을 가르치는 것도 수월하지 않은데. 가나다라를 떼고 단어를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아직 답안 작성이 힘든 관계로 구두로 시험을 보고 작성은 내가 직접하게 되었다. 그나마 하나라도 틀리면 상금이 없지만 하나 틀리고 울먹울먹 해서 2불 용돈 지급.

만족스러운 만큼 한글 공부를 하지는 못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꾸준하게 할 생각이다. 핸드폰을 손에 쥐고, 나와 한글로 대화 할 실력까지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이건 내가 영어를 공부한 방법이었는데 읽고 쓰면서 회화 공부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문자로 대화 할 실력이 되면 그 이상은 본인들의 의지에 따라 찾아 갈 수 있다.

이렇게 돈으로라도 꼬여서 한글 공부에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꿈을 꾸며 오늘도 의지를 다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