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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잡담\여행

잔소리

나는 아이들과 아기자기

대화를 잘 못하는 편이다

약간은 전통적 가부장 스타일이랄까

이러다가 점점 서먹해지는 건 아닐지

사내 녀석들이라서 좀만 더 크면

아빠 찾지도 않을 텐데..ㅎㅎ

용돈이나 준다면 곁에 올까...

 

어렸을 때 부모님 잔소리를 들으며

나는 커서 절대 잔소리하지 말자

다짐했더랬다

지금 아이들과 무슨 대화를 하나

생각해보면 전부 잔소리

9살 난 첫째에겐

게임 좀 그만해라

숙제해라, 동생한테 잘해줘라

니 물건 제자리에 놓아라

반찬 골고루 먹어라

 

5살 둘째에겐

똑바로 앉아서 밥 먹어라

옷 벗을 때 뒤집지 마라

화장실 불 끄고 다녀라

티비 소리 좀 줄여라

잔소리로 시작해서 잔소리로 끝난다

 

나는 나름대로

가정 내 질서유지 및 아이들

좋은 습관을 들여 주겠다고

눈에 거슬리는 족족 잡아내어

한 소리씩 했는데

문득 든 생각이

어째서 나는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하는데 고쳐지지 않을까...

아마도 아이들은

아빠가 닦달하니까 지금 귀찮게

하는 아빠만 어떻게 처리를

하고자 임시방편으로 들은 척만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렸을 땐 그랬을까..

참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난 말 잘 들으며 컸지 싶은데 ㅎ

 

스스로 생각하는 자주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선 아마도

잔소리를 좀 줄여야 하지 싶다

좀 더 아이들을 믿어보고

참고 기다려 주는 법을

배워야 하지 싶다

 

이놈들 하고 계속 잘 지내려면

내가 잘 보여야지..

나중에 나이 먹고 상황이 바뀌면

이 녀석 들이 나한테 잔소리할 텐데

지금부터라도 잘 보여야겠다

첫째 녀석 피아노를 좋아한다

운동하나 악기 하나는 해야지...

좀 만 더 씩씩하고 남자답게!

멋모르고 까부는 둘째 녀석

그래도 늬들때매 내가 오늘도

미소 짓는다 ㅎㅎㅎ

늬들이 아빠 맘을 아냐

(나는 할아버지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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