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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일상\잡담\여행

더울 땐 발코니 바베큐

최근 날씨가 더워서 낮에 30도를 웃돌고 있답니다. 전에 한국에선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도 안가네요 하루에 샤워를 몇 번씩 하던 기억도 납니다. 한국만큼 습하지 않아서 그나마 좀 낫습니다. 그 끔찍한 열대아도 없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희가 살고 있는 집에는 감사하게도 이렇게 발코니가 달려 있습니다. 캐나다 가정에 꼭 하나씩 있는 야외용 바베큐 그릴도 하나 있답니다. 캠핑용 의자를 갖다 놓아서 그늘 지면 밖에 나와 더위를 조금 피할 수 있답니다. 바로 옆에 큰 도로가 있어서 좀 시끄럽지만 그래도 더운 집안 보단 훨씬 낫죠 ㅎ

이 더위에 또 주방에 불을 피울 수 없어 오늘 저녁은 밖에서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습니다.

먼저 그릴을 달궈 놓고 고기를 올리면 밖이 빠르게 익으면서 육즙이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막는 답니다. 호박도 썰어서 한 번에 일타이피 해주었습니다.

역시 고기는 구워야 재맛이죠. 캐나다에 처음 와서 스테이크 먹는 것을 접했을 때는 등급 좋은 고기로 신선 할 때 살짝 굽는 미디엄 레어를 즐겨 먹었더랬죠.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소금 후추만 쳐서 먹곤 했었는데, 핏기 있는 그 고소했던 소고기 맛, 삼겹살 입맛이었던 탓인지 얼마 못 가서 흥미를 잃어버렸죠. 지금은 핏기 가신 고기가 더 입맛에 맞는 것 같습니다. 잔뜩 뿌린 소스가 고기에 쫄아 붙어 맛이 더 진해지죠. 역시 저는 어린애 입맛, 비싼 고기도 필요 없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쫄아 붙을 때까지 몇 번 뒤집어 주고, 그릴 자국으로 비쥬얼도 완성.

통 옥수수도 사다가 껍질을 벗겨 삶아 주었습니다. 저는 사진만 찍고 일은 다 아내가 했네요 ㅎㅎ 여보 미안

건강을 생각해서 고기를 먹을 때는 야채를 곁들여 줍니다. 요건 양배추 샐러드 되겠습니다.

아직 아기 티가 남아있는 우리 왕 입 둘째 녀석, 썰어서 한 입 먹여줘야 시동이 걸리는 녀석입니다. 하루에 똑바로 앉으라고 몇 번을 얘기하는지... 저희 어머니가 그러셨죠 "그렇게 말 잘 들으면 그게 애냐? 애들이 그렇지" 정답입니다 ㅋㅋㅋ 스트레스받을 거 있나요 애들이 그렇죠 ㅋㅋ 참 스트레스 안 받고 마음이 편안한 게 장땡입니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게 마음을 다스리는 일 같습니다.

첫째 녀석은 이제 자기가 하겠다는 것이 점점 늘어 납니다. 알아서 척척 해내는 걸 보면 대견스러울 따름입니다.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자전거 타고 동네 한 바퀴 돌면 해가 많이 기울어 더위도 조금 가시고 아늑한 저녁 시간이 되죠. 두 녀석 목욕시키고 잘 준비하면 드디어 엄마 아빠 자유시간이 온답니다. 아이들이 반년 넘게 집을 떠날 일이 없다 보니 엄마들이 쉴 수 없어 고생들이 많습니다. 이번 9월 시작하는 새 학기에는 학교 수업이 재게 된다는 통보를 받아서 앞으로 남은 한 달을 버티는데 다시금 동기부여가 되고 있답니다 ㅎㅎ

창문에 갖힌 잠자리 한 마리, 옛날 어렸을 때 이 잠자리를 된장잠자리라고 불렀었는데 캐나다에도 똑같이 생긴 녀석들이 있네요 ㅋ